남해안길5차트레킹 엿새날(복천 마을~반월마을~와온마을~용산전망대~안지마을)
난 참 복이 많다.팬션 가격이 너무 비싸 그제 잔 숙소에 가니 주인께서알아보고 가격을 대폭 깍아 할인해 준다. 낮에 포장해 온 브런치로 대충 저녁을 때운다. 피로가 누적한 탓에 일찍 잠 들었더니 새벽 일찍 자이깬다. 어제 읽다 만 ''인생의 12가지 법칙'' 계속 읽는다. 어제 선약한 택시가 7시30분에 모텔에 도착했다. 비금도가 고향인 택시기사분은 내년 2월 귀촌하여 섬초농사를 지을거라 한다. 이런저런 인생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복촌 마을에 금방 도착한다. 해안길 트레킹이 끝난 후 섬산행을 기획하고 있으니 꼭 한번 다시 보자고 막연한 약속을 한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분명 날이 풀린다고 했는데 해안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 손이 곱고 볼따귀도 시렵다. 길은 반월마을과 마을을 지나 해안으로 이어지다가 소래기에서 해안길은 끝난다. 이후 내륙으로작은 농로가 광암 마을 이어진다. 길가 과수원엔 과수나무가 하얗게 꽃망울을 피우고있다. 겨울이 끝나려면 아직도 길건만 남도에는 사브작 사브작 봄소식이 전해지고있다. 상봉 마을을 지나 방조제가 나오고 다시 순천 땅을 밟는다. 오늘도 길을 밟으며 혼자서 묵언수행이다. 평일이라 차도 사람도 뜸하다. 낙조로 유명한 와온해안엔 끝없는 갯벌이 펄쳬져 있다. 물이빠진 질펀한 갯벌을 따라 걷다보니 30분쯤 지났을까 지난1월 가족여행때 왔던 용산 전망대에 도착 했다. 그때 순천만 낙조는 환상적이었는데. 대낮에 오니 감흥이 반감된다. 순천만 습지는 워낙 널리 알려진 관광지라 평일임에도 찾는 사람이 많다. 누런 갈대숲사이 데크를 지나 남도 삼백리길 이정표를 따라 뚝방을 따라 걸으려는데 이뿔싸! 흑두루미보호로 4월까지 출입금지다. 약간 실망이었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셀수없을정도로 많은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아 다니며 하늘을가득 메운다. 가히 장관이다. 감동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우회하여 자전거도로를 따라 걷다가 안지 마을에서 발을 멈춘다. 걷는데 흥도 잃었고 숙소 문제도 있어서 버스정거장에서 웹서핑을 한다. 역이나 버스터미널 근처에 모텔이 많이있다. 마침 시내로 가는 66번버스가 온다. 버스 기사님에게 순천 주변 적당한 모톌에 대해 물으니 습지근처에 최신 모텔이 있다고 한다. 친절하게도 가격도 할인해 주라고 전화를 해준다. 팬션겸 모텔인데 정말로 깨끗해 마음에 쏙들었다. 안주인께서 인심좋게 과일을 듬뿍 주신다. 모처럼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니 세상사 모든 피로가 씻겨 나간다. 오늘도 알지 못하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늘 작은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