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로 거의 2주만의 산행이다.
아침 일찍 새벽 기차를 타고 신림역에 도착했다.
겨울 날씨라곤 하기엔 기온이 따뜻해 자켓을 베낭에 넣고
산행을 시작한다.
삼봉사까지 포장길을 따라 오르는데 경사가 심하다.
작은 암자인듯한 삼봉사를 지나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초입부터 능선 삼거리까지 거리가 짧지만 경사가 심하다.
능선 삼거리에서 오른쪽 시루봉에 올라서니 표지석도 없고 나무들만 덩그러이 베어져 나뒹근다. 선배 산객이 나무위에 매단 리본으로 정상임을 가늠할뿐이다.
상봉,중봉,하봉으로 이어진 천삼산 능선은 상당하게 가팔랐고 밧줄과 암릉 구간이어서 겨울 산행하기엔 다소 위험한 느낌이다. 우여곡절끝에 천삼산에 도착하니 정상표지 나무팻말에 내가 즐겨 산행하는 다솔 산악회 팻말이 매달려 있다. 뜻하지 않은 반가움이다. 코스가 험해서인지 3km남짓한데 시간이 두시간이나 걸렸다. 준비한 간식을 꺼내먹고 잠시 쉬며 숨을 고른다. 이후 감악산 삼거리까지는 꾸불꾸불 걷기에 편한 능선길이다.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홀로이 자유를 즐긴다. 천삼산 삼거리부터 감악산 정상까지 다시 힘을 쓰며 오른다.
가파른 바위 능선을 오르는데 왼쪽으로 치악산 줄기가 위용을 뽐낸다.
감악산은 워낙 여러번 왔던지라 정상에 올라 미음껏 희롱해본다.
널찍한 공터에서 라면을 꿇이던 원주에서 오신 산우 두분이 라면을 권한다.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맛점했다. 12시가 되기전 두 산우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며 석기암으로 향한다. 25년전 처음 밟은 이 산길은 인적이 뜸해 길을 찾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많은 산우들이 다녀 제법 등산로가 형성되었다. 응달에 채녹지 않은 잔설과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내 자신과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가끔씩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 혼자서 느끼는 내면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 석기암에 도착하니 멀리 감악산 빼어난 자태가 또렷하게 보인다. 이후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피재점에 도착하니 2시 40분이다. 힘은 약간 빠졌는데 다시 가파른 산봉우리를 넘고 오미재, 송한재를 지나 4시경에 용두산 정상에 도착한다. 오늘은 날이 맑아 용두산 정상에서 제천 시내가 또렸하게 보인다. 마침 옹두산에 올라온 낯모르는 산우에게 인증샷을 부탁하고 와만한 능선을 따라 천천히 걸으니 용두산 산행 초입에 4시40분에 도착한다.
거의 아홉 시간만에 나 홀로 자유 산행을 마친다.
오늘은 두 다리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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