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제비봉에 올라( 장회나루~제비봉~장회나루 원점회기) 2017.12.06

늘 푸른 마음 2018. 8. 1. 05:50


제비봉에 올라
( 장회나루~제비봉~장회나루 원점회기) 
 
새벽에 눈이 온것을 보고 오늘은 가볍게 제비봉에 오를까 한다. 소백을 오르면 좋은데 어제 강행군을 했으니 오늘은 가볍게 제비봉으로 정한다. 아홉시 제비봉 탐방로에 발을 대딛으니 백색의 대지다. 전인미답의 등산로에 내가 제일 먼저 족적을 남긴다.십여분 오른 뒤에 뒤를 돌아보니 수묵화에나 나올법한 구담봉 설경이 제법이다. 어제만 해도 설렁했던 산하가 흰옷으로 치장하니 보기가 멋지다. 장화나루 쪽 제비봉 탐방로는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과 암릉으로 이루어져 평소에도 땀을 빼는데 오늘은 눈까지 쌓여 있어 허벅지에 힘을 주고 그야말로 조심조심이다. 지난 여름 신록으로 우거졌던 풍경이 허름한 가지위에 흰눈이 쌓여 새 단장한다. 바위와 소나무에 쌓인 눈꽃 사진을 찍으며 감상에 빠져들다보니 힘들줄 모른다. 산행 시작 한시간 반만에 제비봉 정상에 올라 사방 둘러 경치 구경을 한다. 멀리 소백산 능선에도 흰눈이 쌓여 있다. 사과와 빵으로 간단히 요기한 후 되돌아 내려간다. 흰눈을 밟으며 구담봉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하산길은 기분이 상쾌하다. 중간쯤 내려갔을까. 여성 등산객 두명이 올라온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후  십여분 내려 갔을까 남자 등산객 한명이 올라온다. 사진 한장 찍어 주는데 역광이라 잘나올지 모르겠다.
12시에 하산한후 장회나루 휴게소에서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잔 들이키며 상념에 젖어본다.
내게 산과 길이 없었으면 어찌 즐겁게 지낼 수 있었을까?
내가 본디 무슨일이든 집중을 잘 못하고 쉬이 싫증을 내는데 걷고 돌아다닌 것은  숙명처럼 즐겁기만 하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