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텃밭에서 두시간 일하고 근처 사또가든에서 비지장을 먹은 후 8시에 박달재 고개에 도착한다. 시원한 고개 바람을 맞으며 시랑산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초입부터 약간 오르막길이며 300미터 쯤 지점 왼쪽에 단군 비석이 있어 잠깐 들려 본다. 이후 600미터 지점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다. 아직 날씨는 그리 덥지 않고 매미 울음 소리 외엔 정말 조용한 숲길이다.
600미터 지점 부터 공전 삼거리 이정표까지는 완만한 능선길로 가끔 씩 조망이 트여 원박리와 공전리가 보이기도 한다. 이후 정상까지 약 800미터는 다시 약간 오르막길인데. 산객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수풀이 무성하고 너덜구간에서는 표시기를 잘 보고 걸어야 했다. 놀며 , 걸으며 한시간 20분 만에 시랑산 정상에 도착했다. 산길을 조용히 걷는 즐거움 외에는 딱히 특징이 없는 산이다. 잠시 간식 거리를 먹고 명상에 잠기니 정말로 차분하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되돌아가기에는 코스가 너무 짧고 아쉬워 모정리 방향으로 하산 하기로 한다. 모정리 방향 길은 능선을 타는 내리막 길인데, 아뿔싸 이 길은 산객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다. 원시림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수풀이 무성해 가끔씩 길의 흔적을 찾지 못해 수풀을 헤치고 지나야 했다. 선배 산객들이 남긴 표시기를 볼 수 도 없다. 시에서 세워 놓은 이정표로 간신히 길을 찾아 가는데 오직 능선만 타면 된다. 정상에서 출발한지 40분이 되었을까 모정리 1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내리막길 1km는 거의 다 온것이라 생각하며,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데 예상외로 능선 길이 길다. 두엄냄새가 코끝을 찔러 마을에 다 왔나 싶으면, 또 능선이 이어진다. 이러기를 서너번 반복한 끝에 수풀을 제치고 차도에 내려왔다. 내려와서 보니 등산로 입구 표시가 없다.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길을 따라 걷다가 마을이 있어 들리니 이런 젠장, 애련리인 것이다. 중간에 모정리 방향 이정표를 하나 놓친것이다. 그래서 돌고 돌아 한 참 능선을 더 간것이다. 아마도 계산상 두시간 정도 포장도로를 걸어야 차가 주차된 박달재 정상에 도착할것이다.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는 지라 별 내색없이 터벅터벅 길을 걷고 있는데, 뒤 쪽에서 산척 마을 택시가 오고 있다. 이런 반가울 수가. 시원할때면 몰라도 30도가 넘는 폭염에 걷는 것은 정도에 어긋난 것이라고 애써 변명하며 얼른 택시를 탄다. 내가 하산 기점으로 삼았던 모정리를 지나 박달재 정상으로 돌아왔다. 문득 세상 참 좋아졌다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번 겪었지만 요즘은 산에서 방향을 잃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가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휴대폰과 카드만 있으면 된다. 물론 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박달재에 다시 서니 11시다. 일단 이른 점심으로 서원 휴게소에서 시원하게 도토리 묵밥으로 배를 채운 후 박달재 주변 공원과 목굴암에 들러본다. 커다란 고목 안에 아미타불이 모셔진 선방과 고목 안에 오백나한이 그려진 선방이 있는 목굴암과 오백나한은 충주에서 박달재 정상100미터 오른 쪽 현대식 조립식 건물안에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박달재는 가을에 오면 단풍이 멋있어 단풍 명소인데, 여름 한철에는 시원한 바람 맞는것 외에는 삼림만 무성할 뿐이다. 여하튼 오늘도 잘 걷고 즐긴 하루다. 지금 이순간 ! 비로 여기에!
박달재 표지석
시랑산 등산 안내도
시랑산 출발지점 이정표
초입 약간 경사길
단군비석
이정표-여기부터 편한 능선길이다.
능선 가기 편한 오솔길
선배 산객들이 남긴 표시기
소나무 사이로 시랑산 정상 능선이
공전 삼거리 이정표
너덜지대- 표시기를 잘 봐야 함
시랑산 정상 표지석
모정리 이정표
길에 수풀이 무성함
모정리 이정표- 자만심에 길을 잃다.
목굴암 표지석
목굴암 건물
목굴암
목굴암 아미타불
오백나한상
목굴암 설명
장인의 혼
목공예품 1
목공예품 2
석조상
김취려 장군 박달령 승전 기념
박달재 공원
박달 도령과 금붕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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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랑산 정상에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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