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길

남해안길 4차 트레킹 둘째날(도산면사무소~해지개 다리~삼산면사무소 )2018.12.06.

늘 푸른 마음 2018. 12. 6. 05:59

 

새벽부터 창가로 비가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다리상태를 점검해보니 다행히도 상당히 가볍다. 침낭 안은 따뜻해 잠도 잘 잤고 가볍게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빗줄기가 약해 지기만 기다린다. 어제 저녁 하나로 마트에 들려 사과 한봉지, 견과류, 물을 한박스 샀다. 대충 트레킹 준비는 끝났고 무리만 하지 않고 걸으면된다. 쉬며,놀며. 충분한 휴식과 영양분을 공급하며 하루 25km가 넘으면 발걸음을 멈출것을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6시는 지나가는데 비는 그칠줄 모른다. 황성주생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날이 밝는대로 우비를 입고 길을 나선다. 나는 비가 오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바꾸니 요즘은 비가 내리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한 시간여 걸었을까 배가 살살 아파온다. 마침 논이 보이는지라 허수아비를 경계병으로 삼고 논한가운데서 태초의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국도를 따라 걸으면서 마을이 나오면 되도록 마을로가서 해안가를 돌았다. 드디어 통영을 벗어났다. 왠지 시원 섭섭하다. 9시 곡용 정류장에서 해가 구름 사이로 살짝 나온다. 해지개 다리가 펼쳐지는데 야경이 멋있다고 한다. 남산공원은 잘 정비하여 제법 유원지 모습을 갖쳤다. 지금은 초겨울 평일이라 오가는 사람이 없어 황량한것은 어쩔수 없다. 이미 2시간여 충분히 걸었으니 잠시 쉬어간다. 신월리 어촌계에서 운영하는카페 천막안에서 정말로 오랜만에 연탄난로 옆에서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한다.10시까지 푹쉬며 대추차로목도 녹인다. 해안을따라 돌고 또도는데 날이 다시 흐려진다. 12시 장지버스 정류장 에서 잠시 쉬다가 우리나라도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버스 정거장마다 부스가 설치되어 있어 더위도 추위도 잘 피할수있다. 머피의법칙 이랄까? 다른 길이 없을 것같아 마을입구에서 걸음을 멈추면 반대방향에 길이 있고 길이 있을것 같아 마을에 들어가면 길이 없어 원위치한다. 군령포의 경우가 그렇다. 3km정도 군령포로 왔는데 길이 끝났다. 다시 되돌아 가려니 왠지 힘이 빠지는데 마침 산길의 흔적이 눈에 띄어 올라갔다. 중간까지는 길이 잘보였는데 중간에 길이 없어졌다. 산길샘 웹을 보며 두포리 방면으로 길을개척했다. 다년간 산을 돌아 다닌덕에 혼자서 산길을 헤매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중간에 멧돼지 가족을 만났으나 서로 해할 의도가 없으니 서로 비켜 갈뿐이다. 오랜만의 개척 산행이라 땀이 흥건하다. 이후1010번 지방도를 따라 걸었다. 세시쯤에 해가 다시 나오지만 날이 흐리니 바다도 흐리다. 삼산면 사무소에 도착하니 거의 네시다. 세번 버스를 갈아타고 간이터미널에서 버스를 한 시간 기다리보기도 한다.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을 배운다. 어제밤부터 차를 세워놓은 치자국수카페에서 치즈돈가스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벌써 저녁7시다. 찬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몸이 떨린다. 오늘은 근처 모텔에서 쉬며 몸을 따뜻하게 해야겠다. 오늘도 두발은 즐겁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