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도착해 구봉산을 바라보니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여러 봉우리들이 잘 어울려져 있다. 참 오랜만에 형재형과 동행 한다. 오늘은 사진 참 많이 찍겠다.일기예보에서 익히 알고 가벼운 산행차림을 했음메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포근하다. 산에는 아직 메마른 수풀과 앙상한 가지만이 있어 봄 소식은 요원하지만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다. 아기자기한 암릉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1봉부터 4봉까지는 가볍게 암릉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한다. 5봉에 이르니 정자가 하나 있어 산객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5봉과 6봉 사이에 출렁다리기 설치되어 있어 산객의 즐거움이 더해진다. 다른 곳보다 더 머물며 산우들과 함께 쉬며 이리저리 사진을 많이 찍는다 다리를 건너다 중간에 난간 아래를 보니 수십길 낭떠러지다, 일순간 모골이 송연해진다. 7봉과 8봉까지 약간 가파르긴 하지만 그래도 등산 구력이 몇년인가? 땀 한번 흘리며 수월하게 8봉까지 올랐다. 8봉에서 바라보니 9봉이 만만치가 않다. 돈내미재에서 산우중 네명은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이왕 지사 왔으니 정상을 향해 출발이다. 고도차이가 거의 500미터난다. 응달 진 곳은 얼음이 꽁꽁 얼어있고 폭포 였는지 직벽에 큰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 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길을 오르니 왠만하면 쉬임 없이 올라가는 나도 중간에 숨을 고르느라 잠이 두어번 발걸음을 멈췄다. 중간쯤 올랐을때 요란한 굉음과 비명 소리가 들리던데, .고드름 덩어리가 떨어진 모양이다. 다시 생각해도 9봉 오르는 길은 만만치가 않다. 가파르기가 장난이 아니다. 최소 일주일에 두번이상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종아리 근육이 부들부들 딸린다. 천신만고 끝에 12시 구봉산 정상에 도착하니 기분이 짜르르하다. 힘든 산행이어서열까 다른때보다 희염감이 넘친다. 다른 봉우리들보다 유독 높이 솟아있어 인근 마르금들이 한시야 에 들어 온다. 오른쪽으론 지리산 줄기가, 왼쪽엔 덕유산 줄기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워낙 땀을 많이 흘려서였을까 점심식사하며 반주로 마시는 탁주가 입안에 착 붙는다. 소화를 시킬겸 일찍 하산하는데 바람재 삼거리까지 능선길은 완만하고 조망이 좋았다. 이후 길을 내려오는데 계곡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두손으로 스틱을 꽉지고 발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천천히 걸으려 하는데도 저절로 몸이 빨라진다. 약 1.5킬로미터를 스키 할강하듯 내려온다. 하산후 미리 내려온 산우들이 마련해 놓은 자리에서 도토리 무침을 안주삼아 동동주를 예닐곱 사발 벌컥 벌컥 들이키니 돌아오는 내내 버스에서 속 꿇이며 잠만 퍼질러지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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