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길

1차트레킹 나흘째(명지동~신호대교~천자교)2018.01.26

늘 푸른 마음 2018. 7. 31. 21:15


남해안 길 트레킹 나흘째
(명지동~신호대교~천자교) 
 
오늘도 새벽 네시 눈이 떠진다.
어제 많이 걸은 탓으로 종아리와 엉덩이가 욱신욱신.
세상은 정직한 법이다. 몸을 고생시켰으니 당연한 결과다.
잠시 멍때리다 tv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다가 채널을 돌리니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중 하나인 자기야 백년 손님이 방영돼 푹 빠져든다.
7시 20분 배낭을 짊어매니 언제 다리가 아팠냐 싶게 몸이 가볍다. 어쩔수 없는 여행 체질인가 보다.
7시40분  어제와 반대로 맞은편 낙동강 하구 아래쪽으로 걸어 내려 가는데 해가 아미산 너머로 붉게 솟아 오른다. 오랜만에 강변에서 맞이하는 붉은 일출에  마음이 벅차오른다. 아침부터 잔잔이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청둥 오리는 떼지어 헤엄치고  강둑에서는 두툼하게 옷을 입은 강태공이 고기를 낚고 있다. 바람이 불고 계절은 춥기만 한데도  강변의 아침은 너무나 평화롭다.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에는 수많은 철새들아 습지를 따라 옹기 종기 모여 있기도하고, 무리지어 날기도 하며, 여유로이 헤엄치기도 한다.
오늘은 코스가 짧아 되도록 천천히 걸음을 늦추면서 걷는다.
8시30분 늦은 아침식사로  생대구탕 한그릇 먹는데
담백하고 뜨거운 국물을 한입 들이키니 추위에 얼었던 몸이 확 녹는다. 부드러운 살을 발라  씹으니 입에 착 감긴다. 대구탕 속에 담긴 무와 톳이 시원한 맛을 더한다.
홀로 걸어서 다니는 여행이라는것을 제외하고 정말 럭셔리한 여행을 하고 있다. 내가 돈 없이 무전 여행 하는 가난한 대학생도 아니니 먹고 자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9시 이후  두시간 줄곧 철새도래지를 감상하며 걷다가 신호동에 있는 '폴인커피' 카페에서 쵸코렛 쿠키와 함께 카라멜 마끼야토 한잔 마시며 잔잔한 팝의 음율에 빠져본다.
11시 50분 배낭을 매고 다시 강변을 걷는데 바람이 매섭다.
산업단지가 나타난 이후 부산 신항이 이어지고 요란한 기계소리와 바삐 달리는 컨테이너 차량들로 오전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2시 가까스로 가덕도 천자교 도착했다.
근처 식당에서 우럭 매운탕을 먹고 주인 아주머니에게 잠잘곳을 물어보니 가덕도에는 없고 인근 진해에 잠잘곳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너무 늦어 가덕도 일주는 내일 하기로하고 택시를 대절해 진해로 와서 이틀간 묵을 숙소를 잡았다.
오늘은 다소 일찍 여행을 끝냈다.

아마산 일출

이른 아침 강태공

철새도래지 습지

무리지어 노니는 오리들과 갈대

신호대교

낙동강 하구 갯벌. 멀리 가덕도가 보안다.

또 헤엄치는 철새들

바람에 떨고 있는 동백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 배경으로

따뜻한 커피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