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길 트레킹 닷새때
(가덕도 일주)
어제 저녁은 간단히 cu에서 파는 샐러드로 식단조절을 하였고
오늘 아침은 3800원 짜리 전주 콩나물 해장국을 시원하게 한사발 들이켰다. 루가웹을 보니 산길과 해안길로 이어진 27 킬로 되는 가덕도 일주 예상시간이 거의 열시간 정도다. 배낭을 숙소에 남겨두고 스틱만 들고 가볍게 준비한다.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 되는바 서둘러 출발한다.
7시 40분 천자교에 도착하니 해가 막 솟아 오르려 한다. 동선 방조제 위로 붉게 솟아 오르는 모습에 얼이 나가 연신 셔터를 누른다. 정신을 차리고 늘차도로 걸음을 옮겨 동선 방조제 쪽으로 걷는데 눈도 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방조제안 저수지 물이 꽁꽁 얼어있다. 40분 정도로 걸으니 동선 방조제 끝자락에 도달하고 10분 쯤 더 걸었을까 길은 산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인적드문 산길에 들어서니 낯선이를 경계하는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댄다. 산 깊숙히 들어서니 내륙의 산과 진배없다. 산새들의 지저김, 뽀득뽀득 소리내는 낙엽등 지난 초겨울에 느꼈던 육지에서의 산행맛이다.
길은 완만하고 흙길이라 발에 감촉이 너무 좋다. 산등성이를 오르니 길은 다시 해안으로 향한다.
9시20분 누릉능 도착해서 보니 애초 갈맷길이 해안길이었는데 위험해서 산길로 대체했다는 설명이 있다. 누릉능이라 하여 왕능인줄 알았더니 그냥 옛 지명이다. 사람들이 찾지않는 멋진 해안 절경에 애꿎은 파도만 요란히 부딪힌다.
이후 대항 선착장까지 이어진 길은 해안 중턱을 따라 잘 가꾸었으며 서너곳을 제외하곤 아주 평탄한 길이다 . 두어시간 동안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숨결을 마셔본다.
파도소리,산새 지저귐, 낙엽 밟히는 소리,거친 숨소리가 함께 어울려져 앙상블을 낸다. 산불감시하는 어르신 몇 분을 제외하곤 오로지 나 혼자서 이 평화로운 세상을 즐긴다.
희망대에 도착하니 망망대해가 나를 반기고 대항선착장엔 부부 인듯 남녀 조사 두분이 고기를 낚느라 열심이다.
이후 약 2킬로 정도 갈맷길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스팔트길이다. 발바닥에 약간 불이 난다. 이런 된장. 다행히 연대봉 초입에 도착하니 다시 숲길에 흙길이다. 다시 발바닥에 전해오는 정감어린 흙길은 걷는 즐거움에 생동감을 넘치게 한다. 평평하다가, 이내 오르막 길이 나타나 이미 네시간 가까이 걸어서 힘이 들고, 숨도 가쁘지만 엔돌핀이 팍팍 솟는다
정상 900미터 지점에 도달하니 10여명의 산꾼들이 보이더니 이내 점점 더 사람들이 늘어난다. 11시 30분 정상 200미터 지점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잠깐 쉼터에 걸터 앉아 숨을 고른다. 잠시 생각에 잠기며 쉬고 있는데 또 한 무리의 산꾼들이 올라오고 있다.
11시 50분 드디어 연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사방이 뚫려있어 대항, 외양포와 함께 거가대교도 눈앞에 보이고 거제도가 멀리서 고개를 내민다. 반대방향으론 지난 나흘간 추억이 깃든 부산 해안들이 보인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서너장 찍은후 하산길로 향한다.
내리막길에서 올라오는 산꾼들을 많이 만났다. 서로 '즐산' 하라고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오늘이 주말이고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연대봉을 찾는 산꾼들이 의외로 많았다
1시 어제 점심으로 우럭 매운탕을 먹은식당에 도착해 회덮밥을 맛있게 비벼 먹었다. 1시 40분 아침에 놓친 늘차도 일주를 시작한다. 시간이 많이 남는지라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걷는다.
늘차도 산길은 완만하여 산책하기 좋았으며 이내 최고봉 국수봉에 다다른다. 정상부근에 위치한 국수봉 국수당은 마을 할머니 신을 모시는데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한다. 늘차도 끝 해안 절벽에 도착해 망망대해를 보고 잠시 쉬노라니 아뿔싸! 내가 걷는것에 집착해 여행의 본래 의미를 망각하고 있었구나.
늘 느림과 여유를 말하면서 잘못된 걸음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 걷는것에 너무 집착했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바닷바람을 맞으니 다른 때와 느낌이 달랐다. 무한한 고요와 평화가 느껴졌다. 자연스레 다가오는 무념 무상의 도를 내 스스로 집착에 빠져 내치고 있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되도록 느리게 발을 옮기며 즐긴다. 눈앞에는 강물에 쓸려 내려온 모래들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진우도가 보인다.
조용한 정거생태마을 골목길에 들어서니 아름답게 채색된 골목길 벽화들이 나를 반긴다.
3시30분 다시 천자교에 이르니 약 7시간 반만에 가덕도 일주 여행이 끝나고 4박 5일간의 부산 트레킹도 마무리다.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보다 삶의 지혜를 망각한 것에 다시 한번 반성하는 계기가 된 날이다.
집착하지말고 천천히 천천히 걸으며 때로는 한 순간 쉬어 가는 여유를 간직하며 순간을 즐기자.
지금 이순간! 바로 여기에!
(가덕도 일주)
어제 저녁은 간단히 cu에서 파는 샐러드로 식단조절을 하였고
오늘 아침은 3800원 짜리 전주 콩나물 해장국을 시원하게 한사발 들이켰다. 루가웹을 보니 산길과 해안길로 이어진 27 킬로 되는 가덕도 일주 예상시간이 거의 열시간 정도다. 배낭을 숙소에 남겨두고 스틱만 들고 가볍게 준비한다.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 되는바 서둘러 출발한다.
7시 40분 천자교에 도착하니 해가 막 솟아 오르려 한다. 동선 방조제 위로 붉게 솟아 오르는 모습에 얼이 나가 연신 셔터를 누른다. 정신을 차리고 늘차도로 걸음을 옮겨 동선 방조제 쪽으로 걷는데 눈도 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방조제안 저수지 물이 꽁꽁 얼어있다. 40분 정도로 걸으니 동선 방조제 끝자락에 도달하고 10분 쯤 더 걸었을까 길은 산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인적드문 산길에 들어서니 낯선이를 경계하는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댄다. 산 깊숙히 들어서니 내륙의 산과 진배없다. 산새들의 지저김, 뽀득뽀득 소리내는 낙엽등 지난 초겨울에 느꼈던 육지에서의 산행맛이다.
길은 완만하고 흙길이라 발에 감촉이 너무 좋다. 산등성이를 오르니 길은 다시 해안으로 향한다.
9시20분 누릉능 도착해서 보니 애초 갈맷길이 해안길이었는데 위험해서 산길로 대체했다는 설명이 있다. 누릉능이라 하여 왕능인줄 알았더니 그냥 옛 지명이다. 사람들이 찾지않는 멋진 해안 절경에 애꿎은 파도만 요란히 부딪힌다.
이후 대항 선착장까지 이어진 길은 해안 중턱을 따라 잘 가꾸었으며 서너곳을 제외하곤 아주 평탄한 길이다 . 두어시간 동안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숨결을 마셔본다.
파도소리,산새 지저귐, 낙엽 밟히는 소리,거친 숨소리가 함께 어울려져 앙상블을 낸다. 산불감시하는 어르신 몇 분을 제외하곤 오로지 나 혼자서 이 평화로운 세상을 즐긴다.
희망대에 도착하니 망망대해가 나를 반기고 대항선착장엔 부부 인듯 남녀 조사 두분이 고기를 낚느라 열심이다.
이후 약 2킬로 정도 갈맷길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스팔트길이다. 발바닥에 약간 불이 난다. 이런 된장. 다행히 연대봉 초입에 도착하니 다시 숲길에 흙길이다. 다시 발바닥에 전해오는 정감어린 흙길은 걷는 즐거움에 생동감을 넘치게 한다. 평평하다가, 이내 오르막 길이 나타나 이미 네시간 가까이 걸어서 힘이 들고, 숨도 가쁘지만 엔돌핀이 팍팍 솟는다
정상 900미터 지점에 도달하니 10여명의 산꾼들이 보이더니 이내 점점 더 사람들이 늘어난다. 11시 30분 정상 200미터 지점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잠깐 쉼터에 걸터 앉아 숨을 고른다. 잠시 생각에 잠기며 쉬고 있는데 또 한 무리의 산꾼들이 올라오고 있다.
11시 50분 드디어 연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사방이 뚫려있어 대항, 외양포와 함께 거가대교도 눈앞에 보이고 거제도가 멀리서 고개를 내민다. 반대방향으론 지난 나흘간 추억이 깃든 부산 해안들이 보인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서너장 찍은후 하산길로 향한다.
내리막길에서 올라오는 산꾼들을 많이 만났다. 서로 '즐산' 하라고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오늘이 주말이고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연대봉을 찾는 산꾼들이 의외로 많았다
1시 어제 점심으로 우럭 매운탕을 먹은식당에 도착해 회덮밥을 맛있게 비벼 먹었다. 1시 40분 아침에 놓친 늘차도 일주를 시작한다. 시간이 많이 남는지라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걷는다.
늘차도 산길은 완만하여 산책하기 좋았으며 이내 최고봉 국수봉에 다다른다. 정상부근에 위치한 국수봉 국수당은 마을 할머니 신을 모시는데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한다. 늘차도 끝 해안 절벽에 도착해 망망대해를 보고 잠시 쉬노라니 아뿔싸! 내가 걷는것에 집착해 여행의 본래 의미를 망각하고 있었구나.
늘 느림과 여유를 말하면서 잘못된 걸음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 걷는것에 너무 집착했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바닷바람을 맞으니 다른 때와 느낌이 달랐다. 무한한 고요와 평화가 느껴졌다. 자연스레 다가오는 무념 무상의 도를 내 스스로 집착에 빠져 내치고 있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되도록 느리게 발을 옮기며 즐긴다. 눈앞에는 강물에 쓸려 내려온 모래들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진우도가 보인다.
조용한 정거생태마을 골목길에 들어서니 아름답게 채색된 골목길 벽화들이 나를 반긴다.
3시30분 다시 천자교에 이르니 약 7시간 반만에 가덕도 일주 여행이 끝나고 4박 5일간의 부산 트레킹도 마무리다.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보다 삶의 지혜를 망각한 것에 다시 한번 반성하는 계기가 된 날이다.
집착하지말고 천천히 천천히 걸으며 때로는 한 순간 쉬어 가는 여유를 간직하며 순간을 즐기자.
지금 이순간! 바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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